막달 사산 후기 사산 31주 사산 후기입니다. 저는 정밀초음파에서 뇌량무형성증 소견을 받았고, 태아MRI 결과 뇌 발달이 잘 되지 않았다는 안좋은 결과를 받았습니다. 결과는 31주 사산입니다. 자세한 이야기 들려드릴게요.
신촌 세브란스병원 태아 뇌 MRI(30주)
저는 제가 다니던 제주도 병원에서 두번에 걸쳐 정밀초음파를 본 결과 뇌량무형성증 의심이 된다고 들었어요. 바로 진료협력센터에서 신촌 세브란스병원 진료를 잡았어요. 거기에서도 부분뇌량무형성증인 것 같다고 들었습니다. 정확한 결과와 동반 기형 여부 확인을 위해 4주 뒤 태아 뇌 MRI 진료를 잡았습니다.
신촌 세브란스병원 태아 뇌 MRI 비용은 106만원 정도였습니다. 제 실비와 태아보험, 태아실비가 있었지만 보상은 불가합니다. 방문한 김에 초음파도 봤으나, 태아 성장은 더 느려져 3~4주 정도 뒤쳐진 상태였어요.
결과는 1주 뒤에 나온다고 했는데, 며칠 안되어 온라인 협진이 잡혔습니다. 저는 제주도 사람이라 온라인 협진으로 잡아주신 듯 해요.
결과는 안 좋았습니다. 오히려 뇌량은 있었어요. 하지만, 대뇌 발달이 잘 되지 않았다고 해요. 정신이 없어서 정확한 병명은 물어보지 못했습니다. 다만, 대뇌피질 발달이 안되었고 아기가 태어나면 100% 발달 장애가 나타난다. 추후 소아과와 신경과 협진이 필요하다.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출산을 해야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많이 울었습니다. 발달장애 관련 카페도 가입해서 비슷한 케이스가 있는지도 살펴봤고요. 하지만 대체로 울면서 며칠을 보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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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기가 떠나갔어요. 병원에 갔고, 아기는 27주 크기였고, 초산이라 트라우마가 생길 수도 있으니 제왕절개를 권유해주셨어요. 저도 자연분만하기는 너무 두려웠어요. 다음 날로 제왕절개 날을 잡았습니다. 집에 가서 급하게 준비물을 준비하고, 병원에 입원하고, 다음날 9시에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면으로 재워주셔서 제가 일어난 뒤에는 모든 일이 끝난 상태였습니다. 이제 뱃속에 아기는 없고, 태동도 없고, 그냥 저 혼자였어요.
아기 장례는 병원에서 연계된 곳으로 하기로 했어요. 화장 후에 동산에 뿌려주신다고 하더라고요. 지금 후회되는 것은, 아기만 달랑 보내지 말고 편지라도 써서 같이 보내줄걸… 너무 경황이 없어서 화장할때 아무것도 못 챙겨준게 마음에 걸리더라고요. 몸 회복이 된 후에 준비해두었던 배냇저고리는 따로 태워줬습니다.
병원에 입원한 6박 7일동안 너무 슬펐습니다. 모자동실 시간에 다른 병실에는 아이 소리가 들리는데, 저는 그냥 복도를 걷고 혼자 병실 안에서 TV나 보고 있으니까요. 얼른 퇴원하고 싶었고, 퇴원하자마자 집에서 산후조리를 했습니다.
다행히 남편이 연가를 쓸 수 있어서 남편이 함께 있어주었어요. 사산 후 3주까지는 뭘 제대로 못한 것 같네요. 사산도 산후조리는 출산과 다름없이 해야 해요. 저는 산후도우미 부를 생각도 못했는데, 이 글을 쓰면서 찾아보니 정부지원 산후도우미도 쓸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다른 분들은 산후도우미를 꼭 쓰시길 바랍니다.
사산 후 해야할 것, 산후조리 후기는 다음에 쓰려고 해요. 지금은 사산 후 60일은 경과했고 몸도 마음도 추스르고 있답니다.
시간이 약인 것 같아요. 몸이 회복되면 아기도 다시 천천히 준비하려고 하고요. 다음 아기는 시험관은 안하기로 했습니다. 시험관과 뇌 발달, 사산이 아무런 연관이 없을 수도 있지만 불안해서요.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라고 생각한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지금 난임이신 분들도, 정밀초음파에서 이상 소견을 받으신 분들도, 유산하신 분들도, 사산하신 분들도 다 똑같은 생각하실 거에요.
다른 사람들의 말에서 저도 아무런 위로를 받지 못했지만, 이런 경험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시 도전할 용기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저의 아픈 임신 후기도 솔직하게 털어놓았습니다. 솔직히 아직 무서워요. 임신을 다시 할 수 있을까, 임신을 해도 아기가 또 이상이 있지 않을까, 또 아이가 떠나가지 않을까. 그래도 아픔을 받아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의 사산 후기가 한 분에게라도 위로가 되기를. 그리고 우리 다시 열심히 해봐요. 다음 후기로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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